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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떠난 미국 여행기 – 고요한 순간의 연속

by swpark27 2025. 5. 26.

혼자 떠나는 여행 사진
미국 피오리아의 리버워크를 혼자 걷는 장면

바쁜 일상 속에서 벗어나 조용한 곳으로 혼자 떠나는 여행. 사람과의 만남도 좋지만, 나 자신과 마주할 수 있는 고요한 순간이야말로 진짜 여행의 본질 아닐까. 미국에는 이런 고요함을 느끼기 좋은 도시들이 존재한다. 이번 글에서는 내가 다녀왔거나 꼭 추천하고 싶은 세 곳, 피오리아, 유진, 샌프란시스코의 이야기를 담아본다.

1. 피오리아 리버워크에서 느리게 걷다

일리노이주의 피오리아는 강을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정화되는 도시다. Illinois Riverwalk는 아침이면 물안개가 살짝 내려앉아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혼자 여행 중 이곳을 찾았을 때, 나는 한참 동안 아무 생각 없이 걷기만 했다. 핸드폰도 꺼두고, 이어폰도 빼고, 강물 흐르는 소리와 내 발자국 소리만 들리던 그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

피오리아에는 유명한 관광 명소는 없지만, 바로 그 점이 매력이다. 사람들이 많지 않아 조용하고, 상점들은 작고 정겨우며, 카페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의 모습이 여유를 더한다. 나는 'Thirty-Thirty Coffee Co'라는 로컬 카페에서 직접 로스팅한 커피를 마시며 창밖을 바라봤다. 창밖 풍경은 특별하지 않았지만, 그 평범함이 주는 안정감이 참 좋았다.

2. 유진의 숲에서 자연을 만나다

오레건주의 유진은 도시보다 자연이 더 가까운 느낌을 주는 곳이다. 도시 곳곳에 숲이 있고, 그 숲은 산책로로 이어지며 걷다 보면 작은 폭포와 들꽃도 만날 수 있다. 유진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소는 Spencer Butte. 정상에 오르기까지 30~40분 정도 걸리는데, 오르는 내내 깊은 숲길을 따라가게 된다. 그 숲은 마치 나에게 말을 거는 듯했다. "천천히 와도 괜찮아."

혼자 산을 오르다 보면 생각이 정리된다. 올라가는 길에 만난 현지인은 나에게 'Have a peaceful hike!'라고 말하며 미소 지어줬다. 그 말 한마디가 그렇게 따뜻할 줄은 몰랐다. 유진은 걷는 사람에게 친절한 도시다. 길 곳곳에 자전거와 보행자를 위한 배려가 느껴지고, 자연과 도시가 거리를 두지 않고 공존한다. 산을 내려와 로컬 마켓에서 블루베리 파이를 사 먹으며, 나는 이곳이 오래 기억날 것이라 느꼈다.

3. 샌프란시스코 언덕 위에서 여유를 찾다

샌프란시스코는 북적이는 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사실 곳곳에 조용한 언덕과 공원이 많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은 Twin Peaks. 이곳은 관광지이기도 하지만, 현지인들도 드라이브나 산책을 즐기러 자주 오는 곳이다. 늦은 오후에 이곳에 올라 바라본 도시 전경은 마치 정적인 유화처럼 느껴졌다. 바람은 차가웠지만 마음은 따뜻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언덕이 많은 도시다. 지형이 주는 불편함보다는 오히려 그 언덕이 만들어주는 시선의 다양함이 좋다. 미션 디스트릭트의 조용한 골목을 걷고, 작은 북카페에 들러 사람들 사이에 앉아 조용히 시간을 보내는 것. 그것이 내가 이 도시에서 찾은 진짜 여행의 방식이었다. 유명한 명소를 다 돌아보지 않아도, 한 장소에서 충분히 머무르는 것이 더 기억에 남았다.

마무리 – 혼자여도 외롭지 않은 여행

사람들은 종종 묻는다. “혼자 여행하면 심심하지 않아?” 나는 오히려 그 반대라고 답하고 싶다. 나와 마주하고, 세상과 천천히 대화하고, 주변을 깊게 바라볼 수 있는 기회는 혼자일 때만 가능하다. 피오리아, 유진, 샌프란시스코. 이 세 도시는 혼자였기에 더 풍부하게 느껴졌다. 이제 당신도 떠나보면 어떨까? 고요한 순간이 기다리고 있다.